지리산 산불, 일몰 전 주불 진화 못해…야간 진화 계속

지난 21일 발생한 경남 산청 산불의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지리산권 주불 진화가 28일 일몰 전 이뤄지지 못 했다. 산림당국은 야간 진화에 나섰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진화율은 94%다. 산불영향구역은 1830㏊다. 전체 화선 71㎞ 중 잔여 화선은 지리산 권역 4㎞다.

하동권의 주불은 이날 오전 9시쯤 진화가 완료됐다. 현재는 뒷불 감시 및 잔불 정리 중이다.

산림당국은 지리산 권역에 헬기 43대 등을 집중 투입해 남은 화선을 잡는데 주력했다. 주한 미군이 보유한 치누크(CH-47)를 포함해 주한미군 4대, 국군 13대 등 군 보유 헬기도 투입됐다. 

그러나 이같은 인력·장비 집중 투입에도 험준한 지형과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 하고 일몰 전 주불 진화에 실패했다. 헬기는 현재 모두 철수한 상태다. 대신 특수·공중진화대 등 인력·장비를 재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했다.

다만 헬기 등 공중 지원 없이 적극적 진화는 쉽지 않아 주불 진화는 이르면 내일 중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진화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 1명이 발가락 골절로 현장에서 이탈해 치료 후 귀가했다.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중·경상 10명 등 총 14명으로 1명 늘었다. 이재민 528명은 산청 동의보감촌 등 7개소에 머물고 있다. 주택 28가구, 공장 2개소, 종교시설 2개소 등 74개소의 시설피해도 발생했다.

문화재 피해 방지를 위한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산청군은 산불이 삼장면 지역으로 확산하자 삼장면 덕산사(내원사)에 봉안된 국조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지난 26일 오후 금서면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로 옮겼다. 보물 제1113호 덕산사 삼층석탑은 화염포로 무장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