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정년·재정 건전성 확보 문제 어떻게 풀어야?

입력 2025-03-28 18:00
교회비전연구원과 고신포럼이 28일 경북 경주시 보문로 라한셀렉트 경주에서 연 ‘2025 고신현안 극복을 위한 공동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주최 측 제공

목회자의 정년 연장 여부로 교회 또는 세대 간 견해차가 큰 현실에서 각 노회에 일정 부분 자율성을 줄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노회가 속한 총회는 큰 틀에서의 기준을 제시해 혼란을 최소화하고 각 교회가 처한 상황에 맞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교회비전연구원(대표 안진출 목사)과 고신포럼(대표 김경헌 목사)이 27일부터 28일까지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경주에서 ‘2025 고신 현안 극복을 위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두 기관은 포럼에서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조직 개편과 총회 산하기관의 효율적 운영 방안과 같은 총회 내부 과제부터 목사·평신도 정년 문제, 은급재단의 건전성 확보 방안 등 한국교회의 공통 과제를 두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재형 화명중앙교회 목사는 ‘목회자 수급의 실제와 목사 및 평신도의 정년문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노회의 본질과 역할, 자율성에 집중했다. 신 목사는 우선 “정년제 연장과 폐지를 빌미로 목회자가 교회를 힘들게 하는 일은 반드시 제지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신 목사는 “목회자 정년제에 관한 문제는 총회 차원에서 다룰 문제이다”면서도 “교회 정치적으로 정년제를 일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될 수 있으면 교회(노회)의 자유에 맡기며, 총회는 큰 틀에서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한 기준을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총회가 큰 틀만 잡고, 세부적인 시행을 교회로서의 노회의 자유에 맡긴다면, 오히려 탄력적으로 더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각 교회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교회의 판단과 노회의 책임 있는 동의와 조정을 통해 정년 문제를 처리하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도 봤다.
강연 모습. 주최 측 제공

예장고신 경기노회 70년 역사 편찬위원장을 지낸 황신기 목사는 ‘총회 산하 선교 및 교육 기관들의 효율적 운영과 재정효율을 위한 방안’에 관한 강연에서 미래사회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선 군목, 경목, 사목, 언론, 출판 등 특수전도 분야에 맞춘 선교사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목공이나 용접 같은 기술 분야나 요양보호사 등과 같은 시대의 수요가 높아지는 분야에 있어 목회자의 역량을 증진해줄 ‘목사자립개발원’의 운영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홍섭 옥길교회 장로는 목회자의 은퇴 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은급재단의 재정 건전성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장로는 은급재단의 중·장기 재정 불균형이 조기에 도래하게 되는 주된 원인으로 인구감소로 인한 가입률 하락과 가입자의 평균수명 증가로 인한 장기급여체제로의 전환,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낮은 기금운용 수익률, 초창기 은급제도 설계오류 등을 꼽았다.

이에 “가입자 추가 확보와 기부제도 정착 등의 방식으로 은급부담금과 은퇴급여의 적정성을 확보하고, 기금운용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안 마련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김하연 예장고신 조직및규칙개편위원회 위원장은 고신총회 조직개편의 시대적 요구와 함께 나아갈 방향을 살폈다. 김철목 사직동교회 원로목사는 2015년 추진됐던 예장고려 총회와의 통합 과정을 살피며 예장고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는 선에서 향후 다른 교단과의 통합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지 고찰했다.

고신포럼 대표 김경헌 목사는 “지금이라도 두 기관이 마음을 모아 총회의 모든 기관이 이미 만나고 있는 위기를 수면 위로 올려 논의하게 된 것은 늦지 않은 하나님의 은혜이다”며 “이번 연합포럼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미래를 향한 길을 찾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교회비전연구원 대표 안진출 목사는 “이번 포럼을 통해 총회의 전망이 논의되고, 모인 의견들은 통해 각 총회 기관에서 더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미래지향적인 방안들이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