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진 정산… 명품플랫폼 발란 “진심 사죄… 다음주 경위·계획 설명”

입력 2025-03-28 14:29
온라인 명품플랫폼 '발란'의 광고. 발란 제공

스타 배우들을 앞세워 인지도를 높인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대규모 미정산 논란에 휩싸이면서 기업회생 신청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발란 대표는 다음 주 현 사태에 대한 경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겠다고 밝혔지만, 미리 공지키로 약속했던 미정산 금액 지급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28일 판매자 대상 공지문에서 “정산 지연 문제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현재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책임지고 해결하기 위해 밤낮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발란은 지난 24일부터 판매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발란은 “자체 재무 점검 중 정산금이 과다 지급되는 등의 오류가 발견돼 정산금을 재산정하고 있다”며 “26일까지 재정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28일까지는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과거 티메프도 ‘시스템 고도화’를 이유로 미정산 사태를 공지한 바 있다.

발란은 이날 공지문에 정산금 지급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최 대표는 “이번 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 주에는 여러분들 직접 찾아봬 그간의 경위와 향후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만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저를 포함한 경영진과 주주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외부 자금 유입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까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달에는 기업 가치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경영권을 내려놓는 조건까지 감수하며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며 “끝까지 파트너 여러분과 이 플랫폼을 지켜내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선택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발란은 실리콘투로부터 1차로 75억원을 투자 받고, 일정 조건을 충족할 시 2차로 75억원을 투자 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발란은 이달 10일 1차 투자가 성사됐다고 밝히며 자사의 명품 플랫폼 운영 역량과 실리콘투의 글로벌 물류·마케팅 노하우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발란은 코로나19 시기 급성장한 국내 명품 온라인 시장의 중심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2023년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77억30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2023년에는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매출은 392억원으로 56%나 급감했다.

발란의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곳으로 명품을 취급하는 플랫폼으로 월평균 거래액이 300억원 정도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