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산불 진화율 93%… 지리산권 아직 재발화 위험

입력 2025-03-28 14:39 수정 2025-03-28 14:47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직원이 지난 26일 경남 하동군 옥종면에서 잔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사무소 제공
지난 21일 발생한 경남 산청 산불이 8일째 진화율 93%로 접어들었다. 하동으로 번진 주불은 잡혔으나 아직 지리산권은 재발화 위험이 있는 만큼 진화작업을 이어지고 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기준 진화율은 93%로 집계됐다. 산불영향구역은 1785㏊, 전체 화선은 70㎞, 잔여 화선은 지리산권역 5㎞다. 하동에서는 밤사이 진화작업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이날 오전 9시쯤 주불 진화를 완료했다. 현재 뒷불 감시 및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다만 지리산을 포함한 화재 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며 낙엽 밑이나 나무둥치 속 잔불이 재발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림 당국은 지리산권역 방어선 구축을 강화하고 헬기 43대와 인력, 장비를 집중 투입해 남은 화선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투입된 헬기에는 주한미군이 보유한 치누크(CH-47) 기종을 포함해 주한미군 4대, 국군 13대 등 군 보유 헬기 17대도 포함됐다.

산청 산불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민들의 대피도 장기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산청 동의보감촌 등 18개소로 대피한 이재민들은 1600명을 넘어섰다.

시설피해는 밤사이 하동지역 비닐하우스와 창고가 추가로 불에 타는 등 주택 28개소, 공장 2개소, 종교시설 2개소 등 74개소로 늘었다.

문화재 피해 방지를 위한 손길도 분주하다. 국가유산청과 산청군은 산불이 삼장면 지역으로도 확산함에 따라 삼장면 덕산사(내원사)에 봉안된 국보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지난 26일 밤 금서면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로 옮겼다. 보물 제1113호 덕산사 삼층석탑은 방염포에 싸여 현장 보존됐다.

산청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4명으로 전날과 동일하다.

박명균 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전 산불 현장 브리핑에서 “지리산 권역 난류와 강한 돌풍이 예상됨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경남도와 산림청을 중심으로 유관기관이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