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2년 임기를 마치고 28일 퇴임했다. 공식 퇴임식은 열지 않고, 국수본 내 간담회 형식으로 퇴임 인사를 대신했다.
우 본부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수사구조 변화 초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다소 수습했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며 “정의롭고 공정하며 신뢰받는 수사경찰 모습을 안착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급증한 사건 수에 비해 수사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1000여 명 이상의 수사 인력을 최접점의 수사부서로 재배치하는 등 인력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팀장 중심 수사체계를 구축하고, 형사기동대를 신설하고, 경정·팀 특진을 도입하면서 수사의 신속성과 완결성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국수본에 따르면, 사건처리 기간은 2022년 말 67.7일에서 2024년 말 56.2일로 줄었고, 장기 사건 비율과 이의신청·요구요청 비율도 모두 감소했다. 5대 범죄 검거율은 사상 처음으로 80%대를 기록했고, 수사경과 응시자 수도 1.7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 본부장은 “비판 일색이던 언론에서도 우리 경찰의 변화와 노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이탈했던 수사관들도 다시 수사부서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퇴임을 4개월 앞둔 지난해 하반기에 이른바 ‘비상계엄 사태’ 특별수사단장을 맡아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을 구속 송치하며 수사를 지휘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작전도 주도하며 경찰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국수본이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이었던 우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당시 국수본 2인자였던 윤승영 전 수사기획조정관은 기소 후 직위해제됐다.
우 본부장은 “떠나는 이 순간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라며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우리 수사경찰 구성원 모두가 조금 더 힘차게 페달을 밟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우 본부장은 행정고시(38회) 특채로 1999년 경찰에 입직해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형사국장, 경기북부경찰청장 등을 거쳐 2023년 제2대 국수본부장에 올랐다. 2018년에는 서울청 수사부장으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현재 대통령이 탄핵 소추로 직무정지된 상태여서 후임 인선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직무대리는 김병찬 경찰청 수사국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