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재난 시에는 담대한 행정 필요해”

입력 2025-03-28 09:01 수정 2025-03-28 09:06
‘미스터 선샤인’ 촬영장으로 유명한 안동시 길안면 만휴정은 당초에는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판단됐으나 방염포 활용으로 안전하게 지켜졌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이철우 도지사가 북부지역에 발생한 대형산불로부터 국가유산을 지키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주변 수목을 모두 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28일 밝혔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 도지사는 세계문화유산과 국가유산 보호를 위해 주변 나무를 정리해야 하는데 그 절차가 많이 복잡하고 산불 진행 상황이 급박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먼저 보고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장, 산림청장과 업무협의를 해 긴급으로 주변 수목 제거를 진행했다.

경북도는 지난 27일 병산서원, 봉정사, 대전사, 도산서원 등 국가유산 주변의 수목을 제거한 데 이어 28일부터는 하회마을 수목 제거 작업을 시작한다.

국가유산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은 문화유산법에 따라 허가까지 통상 15일 이상 걸린다.

이 도지사는 화마로부터 국가유산을 보호하는 데 효과가 있는 방염포도 적극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미스터 선샤인’ 촬영장으로 유명한 안동시 길안면의 만휴정은 당초에는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판단됐으나 안전하게 지켜졌다.

또 이번 화마로 소실된 의성 고운사에서도 방염포를 씌운 삼층석탑이 보존됐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안동의 봉정사, 청송 대전사 등 경북의 주요사찰의 건축물과 석탑 등 이송이 불가능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방염포 작업을 확대했다.

또 방염포가 필요한 시군에 긴급지원과 동시에 3개의 문화유산돌봄 사업단을 총동원해 방염포 작업을 지원했다.

국가유산청도 방염포 300롤을 경북도에 지원해 국가유산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의성 운람사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 산불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동산 문화유산을 미리 이동시켜 상당수 지켜냈다.

이 도지사는 “목조건물이 대다수인 국가유산의 특성상 대형 산불과 같은 재난 시에는 담대한 행정이 필요하다”며 “혁신적이고 신속한 행정으로 국가유산을 보존하고 이번 산불로 소실된 소중한 유산들을 조속히 복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