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아직 안 죽었다… 현대건설, 주전 세터 빠진 정관장 격침, PO 원점

입력 2025-03-27 21:09
프로배구 현대건설 선수들이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정관장과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주전 세터 염혜선이 빠진 정관장에 완승을 거두며 ‘0%의 기적’을 향해 전진했다.

현대건설은 2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PO 정관장과 2차전에서 3대 0(25-20, 25-17, 25-22)으로 승리했다. 지난 1차전에서 떠안은 0대 3 완패를 똑같이 갚아주며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진출 가능성을 밝혔다. 역대 여자부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프전에 오를 확률은 100%(18번 중 18번)다.

이날 경기는 1차전과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정관장은 무릎 부상 악화로 결장한 주전 세터 염혜선의 공백이 치명적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어색한 연결로 다급하게 공격을 전개하며 범실을 쏟아냈다. 지난 1차전에선 13개로 범실을 최소화했지만 1세트에만 8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발목을 잡혔다.

정관장의 믿었던 주포, 메가마저 크게 흔들렸다. 경기 초반부터 공격이 상대 블로커에 막혔고, 이를 피해 때린 회심의 스파이크는 번번이 라인 밖을 향했다. 1세트에만 공격 범실 5개 기록한 메가는 경기 내내 활로를 찾지 못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1차전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중앙에서의 화력이 살아났다. 1세트에만 블로킹 득점 4개를 뽑아내며 주도권을 잡은 현대건설은 빠르게 리드를 벌린 뒤 손쉽게 첫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메가가 부진한 틈에 부키리치가 분전했지만 현대건설의 에이스 모마가 더 강했다. 공격 성공률을 60%로 끌어올린 모마는 현대건설의 4연속 득점을 2차례 이끌면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에선 모마의 공격력이 절정에 달했다. 부키리치도 무려 75%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맞섰으나 노련함에서 모마가 더 우위에 있었다. 모마는 승부처마다 강타와 연타를 섞어 쓰며 기세를 올린 뒤 세트 막바지 3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현대건설의 완승에 앞장섰다.

현대건설은 이날 모마가 24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정지윤(11점) 고예림(8점) 양효진(7점) 이다현(5점)이 뒤를 받쳤다. 팀 블로킹에선 9개를 기록하며 정관장(2개)을 압도했다. 반면 정관장은 부키리치가 18점으로 분전한 가운데, 메가가 15점에 그쳤다.

3차전은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31일부터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과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