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막히고 성장 더딘 스타트업들… ‘고급인재’ 모시기에 사활

입력 2025-03-30 05:05

최근 국내 대규모 스타트업들이 가로막힌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급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27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은 각 분야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대기업, 해외 빅테크 등 다양한 곳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26일 뷰티 플랫폼 화해를 운영하는 버드뷰는 글로벌 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아모레퍼시픽 출신의 뷰티 전문가 정시욱을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영입한다고 밝혔다. 정 CGO는 아모레퍼시픽, 코스알엑스, 로레알코리아 등 유수의 뷰티 기업에서 15년간 마케팅 총괄과 글로벌 비즈니스 리드를 역임한 ‘K뷰티 전문가’로 통한다. 코스알엑스에서는 글로벌 사업을 이끌며 아마존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등 고속 성장을 견인한 바 있다.

금융 AI(인공지능) 기술 스타트업 혜움은 지난 13일 조성배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특훈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조 신임 이사는 카이스트(KAIST)에서 전산학과 공학박사를 취득했다. 지난해에는 실용 인공지능 연구 학술논문 1500여건이 피인용 총수 2만건을 돌파해 컴퓨터공학 분야 연구 포털 ‘가이드 투 리서치’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 수준의 AI분야 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혜움은 챗GPT 기반의 ‘혜움 레포트 2.0’, 국내 최초 AI 경정청구(세금환급제도) 플랫폼 ‘더낸세금’ 등 기업의 효율적인 재무 업무를 돕는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조 신임 이사는 해움의 금융 AI 에이전트 사업 확대와 고도화에 속도를 내 연내 ‘사람의 개입 없이’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서울로보틱스는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지현구를 최근 기술총괄 임원으로 영입했다. 서울로보틱스는 오는 9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B2B 시장 확대에 인재 영입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 신임 총괄은 2008년 구글에 입사해 2021년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웹 서비스 프론트엔드, 백엔드, 모바일 앱, 인베디드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영역에서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서울로보틱스는 지 기술총괄 영입으로 B2B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레벨5 컨트롤 타워’의 기술력을 한층 더 강화할 예정이다. 또 자동차 제조 기업뿐만 아니라 물류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