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국가유산을 통해 제주를 더 깊이 이해하는 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제주도는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이달 28일부터 오는 11월 16일까지 전국 처음으로 ‘국가유산 방문의 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4개 주제를 통해 시즌별 25개씩 도내 100개 국가유산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는 내용이다.
28일부터 진행되는 ‘시즌 1’은 ‘제주의 고난과 꿈’을 테마로, 4·3유적지와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등 역사적 저항과 도전 정신이 담긴 문화유산을 만난다.
월령리 선인장 군락지 등 봄철 제주의 자연생태를 조망할 수 있는 자연유산과, 제주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 등 무형유산도 포함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주목받는 제주목 관아, 김녕 불턱, 금릉포구와 한강 작가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이 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4·3유적지 등 문화 콘텐츠와 연계된 유산도 균형있게 선정했다.
25개 스팟에는 대부분 해설사가 배치돼 있어 방문자들은 설명을 들으며 이해할 수 있다.
5월 25일까지 이어지는 시즌 1 프로그램 운영 기간에는 제주목 관아에서 열리는 ‘폭싹 속았수다 재현 행사’, ‘명사와 함께하는 시즌1 유산 투어’ 등 기획 프로그램도 간간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각 유산 현장에 설치된 스탬프 찍기, 사진 촬영을 통한 디지털 인증, 블랙야크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모바일 인증 등 여러 방식으로 자신의 유산 탐방 사실을 기록할 수 있다.
25개 유산을 모두 인증하면 방문자센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기록된다.
또 25개 스팟을 모두 방문한 뒤 방문자센터를 찾으면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진을 보관할 수 있는 앨범을 증정한다. 방문자센터는 제주시 삼도2동 제주향사당에 마련되며, 개소식은 28일 열린다.
제주도는 또, 연내 시즌4까지 총 100개 유산을 모두 인증한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4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왕복 항복권과 5성급 호텔 숙박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5~7월에는 ‘제주의 자연’, 8~9월 ‘제주의 사람들’, 9~11월 ‘탐라순력’을 주제로 각각 25개 스팟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프로그램 세부 일정과 참여 방법은 방문자센터 현장이나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유산청(문화재청)은 기존 ‘문화재’라는 용어를 ‘국가유산’으로 변경하면서 지역의 국가유산을 활용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국가유산 방문의 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추진에 앞서 올해 제주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한다.
제주에는 천연기념물과, 명승, 사적, 보물 등 자연유산, 문화유산, 무형유산 분야에 총 408개의 국가 유산이 있다.
고종석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제주의 다층적 가치를 발견하는 여정”이라며 “방문객들은 오랜 시간 축적된 섬의 역사·문화·자연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