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니언 실종 한국인들, 사고 당했나…불탄 차 발견

입력 2025-03-27 09:53 수정 2025-03-27 10:16
지난 13일 미국 여행 중 실종된 한국인들. 오른쪽 사진은 그랜드캐니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40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22중 연쇄 추돌사고 현장. 애리조나주 코코니노 카운티 보안당국, 공공안전부 제공
미국 그랜드캐니언을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 3명이 실종된 지 약 2주가 된 가운데 현지 수사 당국은 이들이 실종되던 날 발생한 고속도로 연쇄 추돌 사고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당국은 지난 13일 40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의 잔해에서 발견된 유골이 실종된 한국인들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모(33)씨와 그의 모친 김모(59)씨, 김씨 동생(54) 등 3명은 지난 13일 그랜드캐니언 지역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던 중 연락이 두절됐다. 당초 이들은 지난 17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이씨 일행이 탄 렌터카 GPS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이날 오후 3시27분쯤 40번 고속도로를 마지막으로 주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강한 눈폭풍이 몰아치던 상황에 이 고속도로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한 시각과 일치한다.

지난 13일 미국 40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애리조나주 공공안전국 엑스 캡처
당시 그랜드캐니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40번 고속도로에서는 차량 22대가 연쇄적으로 추돌한 사고가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일부 차량은 추돌되면서 트랙터 트레일러 아래로 밀려 들어갔는데, 추가 현장조사 결과 트레일러 밑에서 발견된 차량이 BMW SUV임을 확인했다. 이씨 일행이 빌렸던 렌터카와 같은 차종이다.

현장에서 회수된 잔해 속에서 유골이 추가로 발견됐으나 심하게 훼손된 탓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차량 중 일부는 20시간 이상 불탄 것으로 전해졌다.

바트 그레이브스 애리조나주 경찰청장은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불확실성이 가족과 대중에게 미치는 정서적 피해를 잘 알고 있다. 이 가슴 아픈 상황을 명확하게 해결하기 위해 세심하고 정밀하게 조사 중이다. 인내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LA총영사관은 “수사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할 경우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