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밀집 수비도 못 뚫은 홍명보호, 월드컵 가서도 문제

입력 2025-03-26 15:49 수정 2025-03-26 16:51
홍명보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요르단과 8차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홍명보호가 홈 2연전을 모두 무승부로 마치며 본선행 조기 확정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결과보다도 내용에서의 아쉬움이 짙었다. 부족한 전술 문제가 다시 노출되면서 앞으로의 월드컵 여정에 불안감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번 졸전의 원인으로 일제히 홍명보 감독의 부족한 전술 문제를 꼬집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26일 국민일보에 “선수들의 부상이 있었다고는 해도 큰 틀에선 오만과 요르단을 압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결국 전술적인 문제고 그 전술을 담당하는 홍 감독이 이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전술 컨셉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준희 해설위원도 “상대 위험 지역에서의 부분 전술이 부족하고 투입된 선수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도 못했다”고 평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대표팀 선수 선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부상에 노출된 선수를 뽑는 게 일종의 모험이었는데 그에 대한 플랜B를 잘 준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오만, 요르단과 7·8차전에서 모두 무승부를 거둬 승점 2를 쌓는 데 그쳤다. 다행히 조 1위(승점 16·4승4무)는 지켰지만 여기에 만족할 순 없다. 월드컵 본선에선 더 쟁쟁한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술적인 색깔을 보여주는 게 급선무다. 이번 김민재(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점이 치명적이긴 했으나 가용 자원들을 통해서라도 홍 감독만의 전술을 보여줬어야 했다.

홍명보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요르단과 8차전 경기 중 주장 손흥민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특히 밀집 수비에 대한 대응법을 이번에도 찾지 못했다. 불필요한 횡패스와 백패스를 남발하다가 측면 자원의 크로스를 통해 풀어나가는 양상이 반복됐다.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다 보니 이 과정에서 스트라이커는 고립됐다.

교체카드 역시 선수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채 이뤄져 아쉬움을 남겼다. 한 위원은 “요르단전에서는 제공권에 강한 오세훈이 후반전 교체 투입됐는데 이후 경기 양상을 보면 정작 그 강점을 살려주는 높은 크로스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약속된 플레이를 보기도 어려웠다. 매번 짧은 소집 훈련을 가져 조직력을 갖출 기회가 부족한 만큼 세트피스에서도 약하다는 평가다. 요르단전에선 총 19번(코너킥 10번, 프리킥 9번)의 세트피스가 주어졌지만 이재성의 선제골이 나왔던 장면을 제외하면 득점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