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없다더니”… 액상 전자담배, 궐련과 다르지 않았다

입력 2025-03-26 15:14 수정 2025-03-26 18:46

한국소비자원 제공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무니코틴’ 표시 액상 전자담배에서 니코틴이 대거 검출됐다. 이들 제품의 용량을 10회 흡입했을 경우로 환산해 보면 니코틴 함량은 0.4∼0.5㎎으로 일반 궐련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일부 제품에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 니코틴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26일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 15종의 니코틴 함량 등 성분과 표시 실태를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무니코틴 표시 제품과 니코틴 미표시 제품 등에서 니코틴이 다량 검출됐다. 일회용 액상 전자담배는 액상 카트리지와 기기가 분리되지 않고 일체형으로 소형화한 제품이다.

조사 대상 12종은 무니코틴이라 표시했고 2종은 니코틴 함유 여부 자체를 표시하지 않았다. 1종은 니코틴 함량을 1% 미만으로 표시했다. 그러나 시험 결과 무니코틴 표시 제품 7종과 니코틴 미표시 제품 2종에서 니코틴이 82∼158㎎ 검출됐다.

특히 17㎖ 용량인 ‘네스티 바 20000’는 이니코틴 158㎎이 나왔다. 전자담배는 궐련 담배 1개비를 피는 것과 같은 10회 흡입 시 0.05㎖의 액상이 소모된다. 17㎖ 제품은 궐련 담배 340개비와 같은 만큼 해당 제품을 10회 흡입할 때 니코틴 함량은 0.46㎎이다.

젤리바 샤인머스캣(12㎖)에서는 메틸니코틴 13㎎과 니코틴 120㎎이 검출됐다. 신종 물질인 메틸니코틴은 니코틴과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진 유사 니코틴으로 급성중독과 신경 자극 등에 대한 명확한 안전성 자료가 없다는 우려가 크다.

또 조사 대상 15종 중 14종은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에 따른 ‘청소년 유해 표시’를 하지 않거나 표시가 미흡했다. 소비자원은 액상 전자담배에 무니코틴이라고 표시했지만, 니코틴·유사 니코틴이 검출된 제품을 판매한 사업자에게 판매 중단을 권고하고 청소년 유해 표시를 개선하도록 했다.

또 여성가족부는 소비자원의 요청으로 액상 전자담배의 청소년 유해 표시를 점검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무니코틴 표시 제품을 살펴볼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