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기술적 혁신과 이용자 소통을 기반으로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직원이 한 방향으로 움직였던 과거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26일 성남시 분당구 엔씨 R&D센터에서 열린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 대표는 작년 한 해를 두고 “글로벌 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내부 도전과제 속에서 엔씨의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일부 신작을 출시했음에도 주주 여러분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경영진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엔씨는 ‘리니지’ 등 주요 라이브 게임들의 성장이 주춤하면서 매출 1조5781억, 영업손실 1092억원, 당기순이익 9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 줄었고, 순이익은 56% 감소했다.
박 대표는 “손실 대부분은 희망퇴직으로 발생한 비용”이라면서 “지난해 고정비와 조직 효율화를 대대적으로 실시해 임원 수가 20% 줄었다. 또 800명 이상이 퇴직해 본사 인원은 5000명에서 3100명대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는 원팀(One Team) 엔씨의 기반을 마련한 한 해였다고 본다. ‘리니지M’ ‘리니지2M’ 등에서 성공적인 리부트 업데이트를 진행해 기존 지식재산권(IP)의 경쟁력 회복 집중했고, 또 기존 집중하지 않았던 서브컬처나 슈팅 장르도 투자와 퍼블리싱 판권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과거 엔씨가 가장 잘해오고 지켜왔던 ‘기본’으로 돌아가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출시될 자체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게임 모두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성, 게임성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전사적으로 기술적, 게임성을 평가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완성도 기준을 높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년부터 진행해온 인수합병(M&A)도 더욱 강화한다. 박 대표는 “M&A를 통해 큰 장르별 클러스터를 형성하려고 한다”면서 “새 장르에 대한 퍼블리싱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 인재를 대내외적으로 확충했고 별도로 추가 선임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 계속 확대해나가고 고도화된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강조해서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주주 훤원 정책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엔씨는 지난 2월 127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 가치 증대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올해도 당기 순이익의 30%를 현금 배당하는 정책을 유지하며 추가적인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구사옥 매각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박 대표는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다. 매각 재원은 RDI 센터 건립 비용에 쓰기 위해서 단기 배당에서 제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앞서 말씀드린 변화의 노력은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렵지만, 하반기부터는 엔씨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에 충실하자는 관점에서 재점검하고 있으므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는 있다. 그러나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이해해 주시고 계속해서 믿고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