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은 제35대 의예과 학생회장 등 고려대 의대 전 학생대표 5명은 25일 ‘존경하는 고려대 의대 학우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본인의 결정을 주저함 없이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더 이상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현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며 리스트 작성 및 공유, 무분별한 마녀사냥, 서로에 대한 비난과 감시가 이어지는 동안 학우 여러분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간 책임은 오롯이 개인 몫이었으나 선택은 온전한 자유의지로 내릴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는 스스로 숙고한 뒤 판단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더더욱 필요했으나 그동안 우리는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합리성과 이성으로, 보다 발전적인 방향성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학우 여러분이 서로를 배려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고, 어떠한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지난 24일 1학기 등록을 하지 않은 의대생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했다. 등록 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에게는 이날 오후 4시까지 복학원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등록과 복학원서 제출을 모두 마쳐야 제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편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최안나 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25일 자신의 SNS에 “선배로서 큰 용기 내주신 고대 의대 학생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학생들의 선택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최 전 대변인은 “이 당연한 말을 하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을지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학생들은 이제 서로를 두렵게 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시고 이 땅의 의사가 되고자 했던 뜻을 꺾지 마시고 자유로이 앞날을 선택하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