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역대 최악의 산불에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며 “가용한 인력‧장비를 총동원해 산불 확산 고리를 단절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26일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방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난 21일 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번지며 역대 최악의 산불 기록을 갈아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의성 산불이 어제 하루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단 몇 시간에 확산하는 등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되기에, 이번 주 남은 기간은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산불이 생기면 산불 진화를 위한 자원 등이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산불 방지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또 “이번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정부는 그동안의 산불 대처와 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점검하고, 깊이 반성한 뒤 개선책을 내겠다”며 “산불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 71%가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등 개인 부주의로 발생한 점을 언급하며 “논두렁과 밭두렁을 태우거나 각종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아주시고,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한 권한대행은 “입산 시 라이터, 버너 등 산불을 유발할 수 있는 화기는 절대 소지하지 말아달라”고도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산불 진화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네 분을 포함해 현재 기준 총 열여덟 분이 목숨을 잃고 주민 2만3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며 “이번 산불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긴급 구호를 비롯해 행·재정적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번 사태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총 1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중상자는 경북 1명, 경남 5명 등 6명, 경상자는 경북 6명, 경남 5명, 울산 2명 등 13명으로 확인됐다.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곳이다. 산림 1만7534㏊(헥타르)가 산불 영향 내에 있다.
이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의성·안동으로 산림 1만5158㏊(헥타르)가 산불 피해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대본은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주택과 공장, 사찰, 문화재 등은 모두 209곳이라고 말했다.
이재민도 크게 늘어 2만7079명이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이 중 1073명만 집으로 돌아갔을 뿐 나머지 2만6006명은 아직 임시대피소 등에 머물러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