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절박감에 1인 시위를 한다”고 호소했다.
‘윤석열 조기 탄핵’을 촉구하며 11일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 지사가 25일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는 주제로 열린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학생회 초청 토크콘서트에서 “내란 종식과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 대통령 하나 바꾸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길거리에 나섰고, (윤석열) 탄핵 인용이 될 때까지 계속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유력 대선 주자 등 모두 8명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김 지사가 네 번째다. 약 300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양당의 메이저 후보들이 하는 여러 가지 정치판의 행태를 보고 대선판의 아젠다를 바꾸고 싶어서 단기필마로 출마했다. 가서 깨져도 좋다고 생각하고 출마했다”고 회상하며 “저는 1인 시위에 그런 절박감으로 간다”고 거듭 1인 시위의 당위성을 말했다.
이어 “17살 때부터 끼니를 걱정하는 소년가장이었지만, 나라와 사회 덕에 경제부총리까지 했다. 제가 받은 것을 돌려주고 싶다는 절박감”이라면서 “이런 것들이 폭력적이지 않고,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저는 아주 정당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질의응답에서 한 학생은 ‘확장성이 있는 민주당 정치인이라고 평가받는 만큼 정치 기득권의 공고화에 대한 정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정치개혁과 여야와 진보·보수가 함께하는 ‘경제 대연정’ ‘내 삶을 바꾸는 5대 빅딜’이 해법”이라며 “지금의 승자독식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국회의원선거법, 정치자금법,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포함한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적극적인 대선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에는 “지금은 탄핵에 집중할 때다. 정치적 불확실성의 제거, 빠른 탄핵이 중요하기 때문에 힘을 모아서 탄핵의 조기 인용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선주자 행보를 이야기하는 건 옳지 않다. 탄핵이 결정되면 여러 가지 제가 할 바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국민통합 실현 과정에서 탄핵 반대 세력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는데, 대통령이 되셨다고 생각하고 답변해달라’는 질문에는 “첫째로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고, 저부터 임기 단축하는 살신성인을 하겠다. 그리고 개헌의 적용을 안 받는 대통령으로서 다시 출마할 생각도 없다”면서 “두 번째로 정말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는, 그리고 먼저 손 내미는 그런 정치를 하도록 하겠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탄(탄핵 반대) 세력들은 같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와 같은 통합의 정치와 행보 속에서 반성하고 개과천선한다면 통합의 대상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26일 2심 선고를 앞둔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입장을 묻자, 김 지사는 “법원에서 공정하고 슬기롭게 또 적법하게 판단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있기 때문에 2심 판결을 가지고 뭐라고 왈가왈부하기는 어렵다”며 “이 대표는 당당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학생들의 질문에 앞서 진행된 특강에서는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정말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만들기 위해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기득권과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실, 기획재정부, 검찰 등 3대 기관의 개혁에 대해 “대통령실을 대폭 개혁해서 수석 제도를 없애고, 대통령은 책임총리, 책임장관과 함께 나라를 운영하도록 하고, 기획재정부는 재정 기능을 떼어서 과거의 기획예산처와 재경부 모델로 쪼개야 한다. 검찰도 기소청으로 그 기능을 대폭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