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산불로 천년고찰 고운사가 전소됐다.
26일 산림당국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전날 오후 4시50분쯤 산불에 완전히 소실됐다고 밝혔다. 고운사 경내에 있던 ‘국가지정유산 보물’ 가운루와 연수전도 불타버렸다.
1668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루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장방형 평면에 팔작지붕 형식을 갖춘 사찰 누각으로 조선 중·후기의 건축적 양식을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이었다.
연수전은 영조와 고종이 70세 넘는 정이품 이상의 문관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인 ‘기로소’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은 고운사 경내의 유일한 왕실 건물이었다. 조선 국왕의 기로소 입소를 기념하는 건축물로서는 원형을 유지한 유일한 사례여서 가치가 컸다.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경북을 대표하는 주요 사찰 중 하나였다. 고운사가 있는 단촌면에는 전날 오후 3시20분쯤부터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일부 관계자들을 제외한 승려 5~6명 등 20여명은 오후 3시50분쯤부터 대피했다.
고운사에 소장 중이던 보물 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해 불화 대웅보전 석가모니 후불탱화 등 유형문화유산 41점은 조문국박물관 등 경북 각지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