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에서 뒤섞인 탄핵찬반 목소리[포착]

입력 2025-03-25 17:14
트럭에 트랙터를 싣고 서울 남태령일대에 집결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사진=권현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 시위’가 벌어진 25일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 일대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도 몰리면서 탄핵 찬반 목소리가 뒤섞였다.

전농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남태령고개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 현장 일대에는 트랙터를 실은 트럭들이 집결했다.

전농 산하 ‘전봉준 투쟁단’은 당초 트랙터 20대와 1t 트럭 50대를 동원해 남태령에서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 시위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트랙터의 서울 진입은 불허하고 트럭은 20대만 진입을 허용하자 전농은 대형 트럭에 트랙터를 싣는 방식으로 시위 방식을 바꿨다. 화물차가 트랙터를 싣고 이동하는 것은 경찰이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어 경고 및 계도 이상의 조치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에 트랙터를 싣고 서울 남태령일대에 집결한 전국농민회총연맹. 사진=권현구 기자
전농은 이날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트럭 행렬이 과천대로 3개 차로를 쓰며 일대 교통 혼잡이 빚어지자 경찰은 1개 차로만 쓰도록 유도했다. 이에 전농 측이 항의하면서 대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전농은 남태령, 이수역, 흑석역, 한강대교, 삼각지로터리 등을 거쳐 광화문 동십자각까지 행진해 이날 저녁 7시 광화문 집회를 열 예정이다. 과천에서 서울 도심 방향으로 극심한 교통 정체가 예상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과 대치 중인 전국농민회총연맹. 사진=권현구 기자
한편 탄핵에 반대하는 유튜버들은 트랙터의 서울 진입을 막겠다며 남태령에 모여들었다. 다행히 경찰이 양측을 분리하면서 양측 간 큰 충돌은 없었다. 가로세로연구소와 벨라도 등 보수 유튜버들을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남태령고개에서 방배경찰서 방면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27개 부대, 1700여명을 투입했고, 경기남부청도 9개 부대를 배치해 일대 경비, 교통 관리 등에 나섰다.

경기남부청은 남태령고개로 들어서는 과천 남태령지하차도에 임시 검문소 1개를 설치해 트랙터를 실은 화물차에 경고 및 계도 조치도 이어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