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수상 팔레스타인 감독, 집단구타 당하고 끌려가

입력 2025-03-25 15:46
영화 ‘노 아더 랜드’를 함께 제작한 함단 발랄(왼쪽)과 레이첼 소르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트로피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주민의 가혹한 현실을 고발해 올해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트로피를 수상한 ‘노 아더 랜드’의 함단 발랄 감독이 2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자택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하고 이스라엘군에 끌려갔다고 CNN이 보도했다.

‘노 아더 랜드’ 제작자인 유발 아브라함은 이날 엑스에 “발랄이 한 무리의 이스라엘 정착민들로부터 폭행을 당해 머리와 복부에 피를 흘렸다”며 “이스라엘 군인들은 구급차로 난입해 발랄을 끌고 갔다. 이후 발랄에 대한 소식이 없다”고 밝혔다.

발랄 감독은 요르단강 서안에서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농부 출신 영화인으로, 이스라엘 정착민들로부터 위협을 받았던 자신의 경험담을 ‘노 아더 랜드’로 풀어내 지난 2일 오스카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이 영화의 공동 감독인 바젤 아드라는 CNN에 “발랄의 연락을 받고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밖에 있던 이스라엘 정착민들 일부가 돌을 던지고 있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총을 쏘며 사람들을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비정부기구(NGO) ‘유대인 비폭력 센터’ 소속 미국인 활동가 5명도 발랄의 피습 현장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공격을 당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인 수십명이 흉기와 둔기를 휘둘렀고 소총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