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거점 국립대병원인 경북대학교병원 이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구시가 이전 계획을 밝힌데 이어 경북대병원도 이전 필요성을 확인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구시는 최근 도심의 5개 국군부대를 군위군으로 이전하고 남은 터를 의료와 교육, 국제금융, 첨단산업 중심지구로 개발하는 내용의 ‘국군부대 후적지 개발구상’을 발표했다. 특히 제2작전사령부가 위치한 수성구 만촌동 이전 터(1.27㎢)에 경북대병원, 경북대 의과·치과·간호대학을 이전하고 의료분야 기업과 연구소 등을 모아 병원 중심의 종합의료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대병원 이전 사업을 공식화한 것이다.
경북대병원도 자체적으로 이전 근거가 될 수 있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북대병원 새 병원 건립에 대한 전문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새 병원 건립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경북대병원 본원은 최고 수준의 의료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건물 평균 연식이 45.2년으로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고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중 부지면적이 최하위 수준으로 진료·연구 공간, 주차 공간, 환자·보호자를 위한 편의시설 등이 부족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도 대구·경북 시도민 87.5%가 병원 이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왔다.
1350병상 이상의 규모와 약 20만㎡ 이상의 부지 면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구시가 추진하는 대구의료클러스터 조성 사업 예정 부지인 제2작전사령부 이전 터가 새 병원을 건립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25일 “새 병원 건립을 통해 대구·경북권역 의료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시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발도 있다. 중구의회는 최근 경북대병원 이전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구의원들은 “주변 상권 붕괴 가능성과 사적으로 지정된 경북대병원의 역사적 가치 등을 고려해 병원 보존이 우선”이라며 “현 위치에 존립할 방법은 없는지 검토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