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프로야구 흥행에 기업들도 ‘야구 마케팅’

입력 2025-03-25 05:00
에버랜드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야구가 개막과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하자 야구단을 가진 기업들이 재빠르게 야구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선수들의 우승 공약을 활용하거나 홈구장을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마케팅에 활발하게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에버랜드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삼성라이온즈의 올 시즌 우승 공약 선물은 대한민국 최고의 놀이동산 에버랜드가 쏩니다”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미디어데이에서 삼성라이온즈 포수 강민호 선수가 “우승하면 팬 1000명을 에버랜드에 초청해 함께 놀겠다”고 밝힌 공약에 화답한 것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화제인 와중에 에버랜드도 레시앤프렌즈-KBO 협업, 바오패밀리 삼성라이온즈 연간 콜라보 등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프로야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강민호 선수의 에버랜드 우승 공약을 보고 테마파크와 프로야구의 시너지를 통해 팬들에게 뜻깊은 이벤트를 선사하고자 SNS를 통해 발 빠르게 화답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롯데 자이언츠 주장 전준우도 “우승하면 국내 최고의 테마파크인 롯데월드에 팬들을 초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경쟁 구단 간 ‘우승 공약 마케팅’ 대결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KT는 한발 더 나아가 홈구장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KT는 23일 새로운 인공지능(AI) 마스터 브랜드인 ‘K intelligence’(K 인텔리전스)를 출시하고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를 ‘AI 스타디움’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AI CCTV 영상 분석 기술로 경기장 내 관중 밀집도를 실시간 안내하고, AI 기반 번역 자막으로 외국인 팬의 관람을 돕는 등 첨단 기술과 야구를 접목한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스카이 박스에서는 ‘하이오더’ 시스템이 도입돼 주문한 음식이 좌석까지 배달되는 스마트 주문 서비스로 관람객들의 편의를 높였다.

기업들이 야구 마케팅에 발 빠르게 뛰어드는 이유는 프로야구가 올해도 흥행 돌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개막 2연전 입장권이 전석 매진됐다고 밝혔다. 이틀간 열린 10번의 경기 총관중 수는 21만9900명으로, 2019년 개막시리즈 기록(21만4324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개막 2연전이 전 경기 매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야구 흥행이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마케팅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