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복귀, 한국 정치혼란 새 전환” 외신 긴급 타전

입력 2025-03-24 15:14 수정 2025-03-24 15:36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각 선고로 약 3개월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직에 복귀했다는 소식을 외신들도 주요 뉴스로 긴급 타전했다.

AFP통신은 “헌재의 8명 재판관에 의한 표결에서 한 총리의 탄핵은 5대 1로 기각됐다”며 “재판관 2명은 탄핵 발의를 전적으로 각하하는 데 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한국 헌법재판소가 한 총리의 탄핵을 뒤집었다”는 속보를 전하면서 한 총리가 지난해 12월 계엄령 선포로 탄핵당한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중 야당이 다수인 국회와 정치적 갈등을 빚은 뒤 역시 탄핵당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과 관련해선 아직 결론을 내지 않았다면서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에 따라 조기 대선을 치를지 혹은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지가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헌법재판소가 한 총리에 대한 탄핵을 기각하고 권한을 돌려주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으로 비롯된 2개월여 간의 정치적 혼란이 새로운 전환을 맞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한 총리는 30여년간 보수와 진보를 막론한 5명의 대통령 아래에서 지도부 직위를 수행, 당파적 수사로 극명히 분열된 이 나라에서 당파를 초월해 다양한 경력을 쌓은 드문 사례로 여겨져 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야당 주도의 국회는 그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결정을 막으려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제기했으나 한 총리는 이를 부인해 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총리가 (직무에) 복귀했지만 대통령에 대해선 여전히 말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판결 날짜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WP는 이날 판결 전 보도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를 포함해 수만 명의 시위대가 주말 서울 거리를 메웠다”며 “양측 모두가 법원이 결정을 내려 장기간의 정치적 위기에 마침표를 찍을 것을 촉구했지만, 깊이 양극화된 이 나라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기 힘들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 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착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일본 언론도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교도통신은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언으로 직무가 정지되자 대통령 권한을 일시 대행했다”며 “기각 결정으로 즉시 직무에 복귀해 다시 대통령 대행을 맡는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도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기각 사실을 알리면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행의 대행’을 맡는 이례적인 체제가 끝났다고 전했다. 이어 한 총리 탄핵심판 논점은 곧 나올 것으로 보이는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에 관한 논점과도 일부가 겹쳐 주목받았다면서 헌법재판소가 아직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서는 선고일을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을 총리로서 막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야당이 탄핵을 추진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헌법 위반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며 “행정부 사령탑인 대통령과 총리가 함께 탄핵소추로 직무에 임하지 못하는 이상 사태는 해소됐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