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거점을 두고 수년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이며 49억원을 챙긴 조직의 총책이 검거됐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사기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2019년부터 중국 칭다오에 거점을 두고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지시를 받은 조직원들은 중국 내 콜센터에서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저금리 대환대출 가능하다고 속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전달한 현금은 다수의 대포 통장으로 송금한 후 인출하는 돈세탁을 하고, 경기도 지역에 있는 환전소에서 중국으로 돈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CMC 방식 중계기를 사용해 중국 발신번호 070을 국내 발신번호 010으로 바꿔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렇게 챙긴 범죄 피해금은 49억원에 달했다.
A씨가 이끄는 조직원 22명은 앞서 2021년 전원 검거됐지만 A씨는 도피해 중국 등 해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갔다.
경찰은 여권 행정 제재와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려 최근까지 5년간 A씨를 쫓았다.
한국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은 중국 당국이 A씨를 추방 조치했지만, A씨는 비행기 티켓만 사 중국을 떠나는 척하면서 계속 머무르는 수법을 썼다.
A씨는 이달 중순에도 중국 당국의 추방 조치에 비슷한 수법을 쓰려고 했지만, 발각돼 강제 출국 조치가 됐다.
결국 한국으로 입국한 A씨는 지난 14일 인천공항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 조직에게서 1억 4천만원 현금을 압수하고, 계좌에 남은 돈도 추적, 몰수·추징 보전조치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 금전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을 경우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