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하라” 튀르키예 시위 확산… 법원 “구금 연장”

입력 2025-03-23 18:03 수정 2025-03-23 18:17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22일(현지시간)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에 대한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튀르키예 법원이 23일(현지시간)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의 구금을 연장했다고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법원은 “이마모을루에 대해 부패 혐의의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구금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튀르키예 검찰은 지난 19일 테러단체로 지정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성향 정치조직들을 지원하고 지난해 3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업가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마모을루를 체포했다.

이마모을루는 제1야당 공화인민당에서 2028년 대선에 내세울 것으로 유력시된 주자로, 22년째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당초 이날 공화인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 직전에 체포됐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22일(현지시간)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에 대한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2일(현지시간) 경찰이 에크렘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마모을루는 22일 성명을 내고 “부도덕하고 근거 없는 혐의는 내 평판과 신뢰를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며 “튀르키예의 국위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정의감과 경제에 대한 신뢰도 산산조각 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마모을루의 체포 당일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한때 12%나 폭락해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정국 혼란을 우려한 외자가 순식간에 튀르키예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 내무부는 집회·시위금지령을 발령하고 물대포·최루탄·고무총을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섰지만 이마모을루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는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AFP통신은 “이스탄불에서 시작된 시위가 전국 81개주 가운데 최소 55개주로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