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출신 변호사 “뉴진스, K팝 시스템 모욕하는 식은 곤란”

입력 2025-03-23 16:37
그룹 뉴진스(NJZ ) 멤버들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어도어, 뉴진스 상대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앤장 출신의 변호사가 뉴진스(NJZ)의 타임지 인터뷰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비판 입장을 밝혔다.

고상록 변호사(법무법인 필)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이후 뉴진스의 첫 외신 인터뷰를 언급하며 “법원의 판단이 나온 직후에 이런 태도를 취한다면 ‘거짓말을 하고 다른 동료를 공격하며 상대를 악마화하는 방식으로 업계나 회사의 부조리와 맞선다는 것이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IT(정보기술) 업계나 법조계도 문제가 많고 삼성전자도 김앤장도 불합리한 점이 있다”며 “그러나 그 안에서 기회를 얻고 도움을 받았다면 그 불합리함에 대한 저항과 지적은 일원으로서의 자부심과 감사함에서 비롯된 것이라야 설득력을 가지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온 결과로 만들어진 시스템에 올라타서 그것을 누리는 기회를 얻은 자로서 진정 개혁을 원한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며 “그것은 선배와 동료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 그리고 자기희생이 없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뉴진스가 K팝 산업의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리 모두는 선배들이 오랜 시간 노력해서 만들어온 시스템 위에서 기회를 얻고 살아간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을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이 그 시스템을 모욕하고 비방하며 악마화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고 변호사는 “처음에는 민희진(어도어 전 대표이사)과 동조해 모회사를 공격하고 다른 레이블과 그 소속 아티스트를 공격하더니 이제는 산업을 부정하고 끝내는 법원마저 무시하고 한국 전체를 한심한 사회로 몰아넣고 혐한 발언을 내뱉기에 이르렀다면 그다음에 이들이 설 자리는 어디인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계약을 무시하고 법으로 해결이 안 되니 국회로 달려가더니 이제는 그마저 안 통하니 아예 K팝 아이돌 육성시스템을 서양인의 시각에서 비판해온 팝의 본고장의 유력 언론사로 달려가 그 구미에 맞춘 듯한 단어들을 쏟아내며 순교자를 자처한다”고 말했다.

앞서 뉴진스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에 “법원의 판단에 실망했다”면서 “K팝 산업이 하룻밤에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겪은 일과 비교하면 이는 우리 여정의 또 다른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것이 한국의 현실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러기에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며 “한국이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소속사 어도어의 전속계약 업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계약 종료를 선언한 뒤 그룹명도 NJZ로 변경하고 독자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후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