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140년 전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의 연합 정신을 잇고자 신앙공동체로서 하나됨을 선언했다.
23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정동제일교회(천영태 목사)가 연 강단교류 예배에서다. 10년 만에 재연된 강단교류 예배는 호러스 G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새문안교회와 헨리 G 아펜젤러 선교사가 정동제일교회에서 각각 열렸다. 한국선교 140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이번 행사는 두 교회 설교자와 찬양대가 교환돼 진행했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강단에 선 천영태 목사는 ‘선을 넘은 사람들’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천 목사는 “하나님은 넘어야 할 선과 지켜야 할 선을 명확히 구분하셨다”며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인 선입견 고정관념 차별은 반드시 넘어야 할 선”이라고 설명했다.
사도행전을 인용한 천 목사는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교회 부흥의 역사는 성령을 받은 교인들이 선을 넘었을 때 나타났다”며 “한국 복음화 역시 이방인에게 예수를 전하고자 선을 넘은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물포항을 통해 들어온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 땅에 보여준 연합과 일치는 지금의 한국교회에서 찾아볼 수 없다”며 “한국교회가 세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성령의 이끄심을 받아 선을 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인들도 두 ‘어머니교회’가 보여준 화합을 환영했다.
천민지(32)씨는 “강단교류를 하며 내교회 중심이었던 생각에서 그리스도인 전체를 보는 시각으로 바뀌었다”며 “교회와 교단이 다르더라도 서로 사랑하며 함께 믿음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이경욱(76) 장로는 “한국교회가 개교회만 지키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졌는데, 모든 교회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마음으로 강단교류의 기회를 늘리면 좋겠다”고 했다.
정동제일교회 시온오케스트라단원인 이경진(34)씨는 “강단교류로 새문안교회에서 연주할 수 있게 돼 더욱 신경 써서 연습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갈등하지 않고 함께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