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IOC 위원장에 코번트리 … ‘올림픽 도전’ 전북 대응 적극

입력 2025-03-23 12:06 수정 2025-03-23 12:18
새 IOC 위원장으로 당선된 커스티 코번트리. 연합뉴스.

커스티 코번트리(41)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이 제10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선출된뒤 2036 하계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전북특별자치도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전북자치도는 코번트리가 지닌 ‘첫 여성 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을 활용하고 올림픽 철학을 분석해 기존의 전략을 보완, 부각하고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23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일(현지시간) IOC 위원장에 당선된 코번트리가 추구하는 올림픽 철학을 다변성, 저비용·고효율, 지속 가능성, 친환경, 선수 역량 강화, 여성 스포츠 보호 등으로 분석했다.

전북도는 이같은 철학이 전북도가 내세운 올림픽 방향성과 상당 부분 결이 같다고 보고 긍정적 기대를 나타냈다.

도의 올림픽 전략은 5개 도시의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는 ‘지방도시 연대’,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기반의 친환경 올림픽, 세계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올림픽이다.

코번트리가 IOC 첫 여성 위원장이라는 점도 유치 전략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은 인도, 카타르 등 경쟁 국가들에 비해 양성평등 지수가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치안수준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코번트리는 유승민(43) 대한체육회장과의 인연도 있다. 유 회장과 나이가 비슷하고 코번트리가 IOC선수위원장 시절 유 회장은 당시 선수위원으로 4년간 활동했다.

여기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IOC 명예위원으로 추대되면서 전북의 올림픽 유치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전북도는 개최 도시 선정 절차가 이르면 올해 연말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현 IOC 위원장의 후계자로 불리는 코번트리가 바흐의 뜻을 이어받아 개최지 선정 방식을 미래유치위원회 심사·추천제로 계속 유지한다면 일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 전주시가 지난 달 28일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오른쪽)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개최협약서에 사인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전북도는 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내 절차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국제 경쟁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조영식 전북자치도 올림픽유치추진단장은 “코번트리 당선으로 IOC 내부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전북, 대한민국이 가진 강점을 내세워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다음달 8일 유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하우스에서 6월까지 임기인 바흐 위원장과 만날 예정이다. 당일 코번트리와의 만남도 타진 중이다.

한편 코번트리는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총회 IOC 위원장 선거에서 97표 중 49표를 얻어 위원장에 당선됐다.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위원장이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올림픽 메달(금 2, 은 4, 동 1)을 딴 수영 선수 출신이다.

6월 23일 퇴임하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뒤를 이어 8년간 IOC를 이끈다. 임기를 4년 연장하면 최장 12년간 ‘세계 스포츠계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