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33·CJ)이 역전 우승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 헤드 코스(파71·7352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870만 달러) 3라운드에서다.
안병훈은 이날 버디 5개를 잡았으나 보기 6개를 쏟아내 1오버파 72타를 쳤다. 중간합계 4언더파 209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전날보다 9계단 하락한 공동 11위로 밀렸다.
2017년에 PGA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이 대회 전까지 210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아직 우승이 없다. 올해도 8개 대회에 출전, 시그니처 대회인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8위가 유일한 ‘톱10’이다.
11번 홀(파5)까지 4타를 줄여 선두로 올라섰을 때만 해도 그의 생애 첫 승을 향한 행보는 순항이었다. 하지만 남은 7개 홀에서 5타를 잃는 갑작스런 난조에 빠져 선두 경쟁에서 밀렸다. 12번 홀(파4)에서 세컨 샷을 그린 벙커에 빠뜨리며 1타를 잃은데 이어 14번(파5)과 15번(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샷 난조는 ‘뱀의 구덩이(16~18번 홀)’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16번(파4)에서 티샷이 왼쪽 러프 나무 밑, 18번 홀(파4)에서는 티샷이 왼쪽 페어웨이 벙커로 향하는 바람에 각각 보기를 범했다.
그렇다고 우승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공동 선두(중간합계 7언더파 206타) 그룹과는 3타 차이다. 세계 랭킹 19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야콥 브릿지맨(미국), 니코 에차바리아(콜롬비아)가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꿰찼다.
안병훈은 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퀵 인터뷰에서 “너무 힘든 하루였다. 오늘만 한때 4언더파까지 갔었는데 드라이버샷은 정말 엉망이었고, 아이언샷도 별로였다”라며 “퍼트와 쇼트게임에서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 운이 좀 따라줬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11번 홀까지 4언더라는 사실에 좀 놀랬다. 그게 끝까지 나를 약간 괴롭혔던 것 같다”라며 “결국 1오버파로 마쳤는데 오늘 하루를 생각하면 그게 맞는 점수였던 것 같다. 기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안병훈은 생애 첫 승을 향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좋은 한 주를 보내고 있다면, 나흘 중 하루는 불안정한 라운드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이 그런 하루였길 바란다”라며 “이 코스는 정말 어려워 드라이버 샷이 좋지 않으면 기회가 많지 않다. 뭘 해야할지 알고 있기에 내일은 내가 원하는 스윙이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키 카스티요(미국)가 4위(중간합계 6언더파 207타), 저스틴 토머스(미국)와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등 6명이 공동 5위(중간합계 5언더파 208타) 그룹을 형성했다.
김주형(22·나이키)은 3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49위(중간합계 1오버파 214타)로 전날보다 35계단이나 순위가 미끄럼을 탔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