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2년째 적자, 연체율도 9년 만에 최고

입력 2025-03-21 15:59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지난해 실적 설명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제공

국내 저축은행 업계가 지난해 4000억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연체율은 8%대 중반으로 치솟았다.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발표한 ‘2024년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조합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총 397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5758억원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연체율도 악화됐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8.52%로 전년 말(6.55%) 대비 1.97% 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말(9.2%)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4.53%로 전년 말(5.01%) 대비 0.48% 포인트 하락했지만, 기업대출이 12.81%로 전년 말(8.02%) 대비 4.79% 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10.66%로 전년 말(7.75%%)보다 2.91% 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 및 거래자 채무상환 능력 저하 등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부실채권 감축을 위한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업권이 손실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은 15.02%로 전년 말(14.35%) 대비 0.67% 올랐다. 규제비율(7~8%)을 상회하는 수치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도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개선이 지연됐지만, 당기순손실 규모가 감소하고 건전성 또한 일정 수준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자구 노력을 통해 대부분 저축은행의 경영안정성에는 이상이 없다. 가용 유동성 역시 충분하고 위기 시에도 대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