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신형 지대공미사일로 순항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우리 군은 방어용 미사일로 평가하면서도 표적으로 삼은 순항미사일이 공격용 무기라는 점에 집중해 세부 제원 등을 분석 중이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미사일총국이 군수공업기업소에서 생산한 최신형 반항공미사일(지대공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장을 참관했지만 장소와 무기의 명칭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문은 미사일이 해상의 표적을 명중해 공중에서 폭발하는 듯한 사진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별찌-1-2’라는 지대공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 별찌는 별똥별을 뜻하는 북한 말이다. 이번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별찌-1-2와 같은 외형이지만, ‘최신형’이라고 표현한 걸 보면 일부 개량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 발사를 방어용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표적용으로 순항미사일을 먼저 발사한 후 지대공미사일로 요격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했다. 순항미사일 등 미사일이 날아오는 상황을 가정해 이를 방어하는 미사일을 확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자랑할만한 전투적 성능을 갖춘 또 하나의 중요방어무기체계를 우리 군대에 장비시키게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이 아니기에 전날 미사일 발사 당시 별도로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군은 표적이 된 순항미사일 자체가 공격용이라는 점을 우려해 “순항미사일 발사에 집중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발사 시점을 보면 전날 마무리된 한·미 연합의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이날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 기간 진행된 핵무기 제거 훈련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 “가장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군사적 수단의 사용”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지대공미사일의 위력을 물리적으로 보여주면서 담화를 통해 이중적으로 경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방어용이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을 보면 미국을 고려해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 일정한 스탠스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생산공정을 둘러보고 건조 현황을 파악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그는 선박공업 현대화 등을 강조하며 “전국가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