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교회 주축 될 ‘액티브 시니어’…사명자로 키워야”

입력 2025-03-20 16:45 수정 2025-03-20 16:46
박수웅 미국 남가주휄로쉽교회 사역장로가 최근 경기도 용인의 한 카페에서 ‘인생 후반이 이렇게 찬란하다고?’ 출간 계기를 밝히고 있다. 용인=신석현 포토그래퍼

박수웅(81) 미국 남가주휄로쉽교회 사역장로는 최근 유행한 ‘본캐(본래 캐릭터)와 부캐(부 캐릭터) 신드롬’의 원조 격이다. 마취과 전문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가정사역자이자 코스타(국제복음주의 학생연합회) 인기 강사로 살아온 박 장로는 최근 자신을 본캐를 ‘평신도 사역자’로 정의했다. 그는 이날 경기도 용인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의사란 직업은 사역을 위한 일종의 도구였다”며 “구한말 고종황제 어의였던 호러스 알렌 선교사처럼 의사로서 복음을 전하고자 우선순위를 정해 인생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전남대 의대 졸업 후 세브란스 병원 인턴을 지낸 그는 1973년 도미해 헨리 포드병원, 헌팅턴 비치병원에서 마취과 전문의로 일했다.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전공 분야 경력을 꾸준히 쌓던 박 장로가 삶의 방향을 전환한 건 40세인 1984년부터다. 당시 출석 교회에서 장로로 임직된 것도 그의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

“인생에서 ‘의사 수업’은 여기까지다. 이제부터는 몸과 마음, 영혼을 치유한 예수처럼 복음을 전하겠다”는 결심을 세운 박 장로는 그해 병원을 그만뒀다. 대신 60세까지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미주 지역 유학생과 이민자 2세를 대상으로 강연하는 자비량 복음 전도자의 삶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시간을 쪼개 매일 성경을 연구했고 신학교에도 등록했다.

그는 평신도 사역자의 삶을 시작한 이 시기를 인생의 2막으로, 마취과 전문의로 전문성을 쌓은 시기를 1막으로 소개했다. 인생 2막 동안 박 장로는 전 세계 교회와 대학서 복음을 전하는 평신도 선교사로 활약했다. 100쇄를 넘긴 저서로 기독 청년의 사랑과 결혼을 다룬 ‘우리…사랑할까요’도 이 시기에 나왔다.


지난해 12월 ‘인생 후반이 이렇게 찬란하다고?’(두란노·표지)를 펴낸 그는 “80세부터 ‘인생 3막’을 열었다”며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라고 했다. 본캐와 부캐 활동으로 쌓은 연륜을 바탕으로 기독교인의 ‘인생 후반전 전략’을 한국교회에 전하는 게 향후 목표라고도 했다.

박 장로는 “성경에는 아브라함과 모세, 사도 바울과 요한 등 노년에 사명을 받은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며 “한국 사회와 교회의 주축이 될 70~90대 ‘액티브 시니어’에게 사명을 일깨우고 활력을 전하는 80대 사역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청년 집회 강사로 자주 나서 ‘영원한 청년’이란 별명을 얻었는데 이제는 ‘빛나는 청년’으로 불리고 싶다”며 “한국교회 8090 성도의 삶이 궁창의 빛과 같이(단 12:3) 찬란히 빛나도록 돕는 시니어 사역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용인=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