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도시의 허상…승강기 멈춘 70층 아파트

입력 2025-03-20 11:06
김정은, 화성 1만세대 건설 현장 시찰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화성지구 3단계 1만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2025.3.1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북한이 평양에 1만 세대 규모의 신규 주택단지를 조성하고 ‘도시 현대화’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겉으로는 화려한 신도시 개발이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상습적인 전력난과 열악한 주거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평양 화성지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 현장을 직접 시찰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앞두고 이 지역의 완공을 준비하고 있다.

화성지구는 1만 세대 아파트를 포함한 주거지역으로, 두 동이 스카이브리지로 연결된 초고층 빌딩을 비롯해 교육·상업·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설계 단계부터 직접 지도했다”며 “평양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도시”라고 선전했다.



김정은, 화성 1만세대 건설 현장 시찰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화성지구 3단계 1만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2025.3.1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그러나 CNN은 화성지구를 비롯한 평양의 고층 아파트가 실상은 ‘일상 생활이 어려운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전력 부족으로 승강기가 자주 멈추며, 상층부 거주자는 계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젊은 주민들이 고층으로, 노약자는 저층으로 배치되는 상황이 자주 목격된다고 CNN은 설명했다.

북한은 2021년 ‘평양 5만 세대 주택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CNN은 “평양 중심지 외곽과 지방 도시에는 여전히 낡고 열악한 주택이 많고, 안정적인 전기와 수도 공급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아파트 입주자를 충성도에 따라 선정하고 있다. 군, 과학자, 기술자 등 ‘체제 충성’이 입증된 계층이 우선 입주하고 일반 주민은 배정에서 밀려난다. CNN은 “북한은 노동력 부족을 군 병력으로 충당하고 있으며, 병사들은 건설 현장에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화성 1만세대 건설 현장 시찰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화성지구 3단계 1만세대 살림집(주택) 건설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2025.3.1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NN은 또 “북한은 과거 평양시 려명거리 신도시 70층 아파트의 골조를 74일 만에 완공했다며 이른바 ‘평양속도’를 자랑했지만, 2014년 평양 아파트가 붕괴돼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며 부실 공사 가능성을 지적했다. 당시 북한 당국은 “부실 시공과 무책임한 관리 감독”을 사고 원인으로 발표했지만, 정확한 사망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번 화성지구 완공을 계기로 평양 내 노후화된 지역의 재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평양의 낡고 낙후된 주택 지역을 전면적으로 재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