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미래 걸린 ‘UBC 사업’ 정치 갈등에 발목

입력 2025-03-19 18:48 수정 2025-03-19 20:12
의정부 역세권 전경.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경기북부의 경제 허브로 재도약할 수 있는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의정부역세권 비즈니스 콤플렉스(UBC) 사업이 정치권의 압박과 시의회의 잇따른 예산 삭감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UBC 사업은 의정부역 일대를 복합환승센터, 청년임대주택, 컨벤션센터 등으로 개발해 경기북부의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공모 후보로 포함됐다.

그러나 이를 위한 첫 단계인 공간재구조화계획 수립 용역비 8억원이 시의회에서 두 차례 부결된 데 이어, 올해 1차 추경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업 중단을 압박하고 있어 용역비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경기북부공론포럼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0명 중 798명(99.7%)이 UBC 사업에 대해 찬성 의견을 보였다. 많은 시민들이 의정부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업이 정치적 갈등으로 용역 예산조차 세워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김원기 전 경기도의원, 장수봉·안지찬 전 의정부시의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의정부시의회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며 UBC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김동근 시장은 시의회에서 두 차례나 부결된 UBC 사업의 이름만 바꾼 공간재구조화사업 용역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부결 당론을 지킬 것을 압박했다.

시는 이 용역이 국토교통부 공모에서 선정된 교통거점 후보지로서 공간혁신구역 지정을 위한 필수 절차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용역은 초고층 건물 건립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교통·환경·재해 등의 종합적 검토를 포함한 도시계획 수립 과정”이라며 “만약 이번에도 예산이 삭감된다면 공간재구조화계획 자체가 무산돼 국토부 공모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예산 반복 상정은 의회의 결정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집행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UBC 사업이 공공재인 공원을 파괴하고 초고층 건축을 허용하는 계획이라고 주장하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북부공론포럼은 UBC 사업을 추진하는 부지의 대다수가 시유지로 막대한 예산도 투입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UBC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기북부공론포럼 관계자는 “국방부로부터 반환받은 금싸라기 같은 땅이 방치되고 있다”며 “의정부 미래 발전을 위해 이번 용역비는 반드시 통과돼 사업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