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웃고 울던 실적이 대표 연봉에 그대로 반영됐다. 2023년 게임업계 ‘연봉킹’이었던 김택진 엔씨 공동대표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36억원을 받았으나,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전년 대비 67.5% 증가한 59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은 18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김 대표가 급여 5억4600만원, 상여 53억6700만원 등 59억3100만원의 보수를 지난해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35억4100만원) 67.5% 증가한 수준이다. 급여는 2023년보다 줄었으나, 상여가 26억원 가까이 올랐다.
주요 경영진들의 보수도 증가했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펍지 지식재산권(IP)을 총괄하는 장태석 이사는 각각 27억5천200만원, 25억5천200만원을 받았다. 이는 2023년보다 각각 53.2%, 32.2% 증가한 금액이다.
크래프톤은 김 대표의 성과급에 대해 “단기 성과에 대한 현금 보상으로, 영업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사업 추진 성과, 회사 및 조직 과제 달성도와 기여도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상위원회 및 이사회에서 결의, 직전 연도의 성과에 대한 성과급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기준 누적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플랫폼 별로는 모바일 1조 6898억원(62.4%), PC 9419억원(34.8%), 콘솔 443억원(1.6%), 기타 337억원(1.2%) 순이다.
반면 엔씨는 실적 악화의 여파로 김 공동 대표가 받은 보수 총액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엔씨가 같은 날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공동 대표는 지난해 급여 25억5900만원, 상여금 10억원 등 총 35억85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이는 업계 1위를 기록한 2023년(72억4600만원)과 비교해 반토막 가까이 줄었다.
‘리니지W’ 개발과 상용화 추진을 최일선에서 선도하고 출시·운영 및 글로벌 성과를 창출한 데 따른 2022년 책정된 특별 장기기여 인센티브라고 게임사는 설명했다. 엔씨는 단기 성과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는 “매출액·영업이익 등 재무목표 달성도 미충족 등의 이유로 미지급했다”고 밝혔다.
엔씨는 지난해 분사, 희망퇴직 등으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거듭된 신작 부진과 기존작의 매출 감소로 대표 보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지난해 총 매출 1조5781억원, 영업손실 1092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박병무 엔씨 공동 대표는 급여 및 복리후생비 등 명목으로 지난해 20억400만원을 받았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