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사모펀드 KCGI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고, 다올투자증권행을 결정지었던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가 이 결정을 철회하면서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8일 한양증권에 따르면 임 대표는 경영 공백 우려 등을 이유로 4월 1일부로 예정됐던 다올투자증권 대표직을 포기하고 한양증권 대표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임 대표의 전례 없는 대표직 내정 포기 결정은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KCGI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이 크다. 조사4국은 횡령이나 비자금 조성 등 혐의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로 알려졌는데, 횡령 등 범죄행위는 대표적인 대주주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KCGI는 지난 1월 22일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완료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세무조사 기간에 따라 심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KCGI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와 임 대표의 한양증권 잔류 결정이 맞물린 것과 관련해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사실상 무산되는 수순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양증권은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사 선임의 효력이 발생하는 조건으로 김병철 KCGI자산운용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다. 김 대표는 임 대표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한양학원이 차순위 협상대상자였던 LF그룹과 접촉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국세청의 KCGI 조사 착수로 업계에서는 한양증권 인수가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임 대표의 한양증권 잔류 결정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