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500가구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의 관리비 약 7억원을 횡령해 사라진 경리 직원의 행방을 2주째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A씨(48)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A씨는 25년간 이 아파트에서 홀로 경리 업무를 맡아왔다. 그중 10년 전부터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등 약 7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5일 출근하지 않고 돌연 잠적했다. 이에 A씨의 횡령 사실을 알게 된 관리사무소 측이 경찰에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A씨는 잠적하기 직전 관리비 통장과 회계 자료까지 모두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감추거나 조사에 혼란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놓고 가족들과도 연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주째 오리무중인 A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중요·강력 사건을 주로 맡아온 형사기동대를 전격 투입했다. 또 해외 도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한편 관리비 전액을 잃게 된 피해 아파트 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습에 나섰다. 우선 전기 요금, 수도 요금 등 공과금은 나눠서 낼 수 있도록 요청했다. 추후 환급을 조건으로 가구마다 25만~30만원씩 관리비를 더 부담해 아파트를 운영하기로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