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3월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18일 오전 서울 곳곳에서는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사고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쌓인 눈 위로 넘어질세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디뎠고, 경기도 의정부에서는 경전철이 한때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도심 전체 통행 속도는 시속 17.9㎞였다. 서울시 전체 통행 속도도 시속 21.4㎞로 서행 중이다. 강변북로(동호대교 북단∼반포대교 북단) 청계천로(청계2가∼광교) 등은 시속 14㎞로 정체고, 동부간선도로(성동JC∼동부간선도로∼강변북로램프)도 시속 26㎞로 차가 밀리고 있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곳곳에서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18분쯤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정릉터널 입구에서는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6시36분쯤 성수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에서는 승합차 1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 난간을 들이받았다.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들은 예상보다 많이 쌓인 눈에 놀라며 출근길 채비를 했다. 패딩을 꺼내 입고, 우산과 장갑을 챙긴 채 집을 나섰다. 지하철에 많은 사람이 몰려 온라인상에선 “지하철에 사람이 미어터진다” “평소의 1.5배 같다” 등의 호소가 나왔다.
경기도 31개 시군 전역에도 대설주의보가 발효돼 상당한 양의 눈이 쌓였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 기준 적설량은 의정부 13.6㎝, 포천 12.7㎝, 고양 10.9㎝, 남양주 10.2㎝, 양평 9㎝ 등 도내 평균 6㎝다.
도는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날 늦은 밤부터 적설이 시작됐으며, 향후 남서부 지역을 지나는 저기압 영향으로 이날 오후까지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예상 강수량은 5~10㎜이며, 적설량은 북동부 3~8㎝, 남서부 1~5㎝다.
이날 오전 5시15분쯤에는 폭설로 인해 의정부경전철 전 구간의 운행이 2시간10분가량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선로 신호기가 눈에 덮이면서 운행이 중단됐다”며 “제설 작업을 거쳐 오전 7시25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0시45분쯤에는 안산시 상록구 수인로에서 20대 우즈베키스탄인이 승용차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단독 사고로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노면이 젖어 있던 점을 토대로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도는 대설에 대비해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재난문자 등을 통해 차량 운행 시 안전운전을 하고, 보행 시에는 미끄럼에 유의해 달라고 알렸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