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아스트라제네카와 최대 2조 규모 기술이전 계약

입력 2025-03-17 18:12 수정 2025-03-17 20:03
알테오젠 전경. 알테오젠 제공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이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 정맥주사 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하는 기술을 약 2조원에 수출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알테오젠은 자사의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아스트라제네카에 제공하게 된다.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은 17일 공시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오 연구개발 부문 자회사 메드이뮨(MedImmune)과 자사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 ALT-B4를 활용해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술 수출 계약을 지난 15일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은 메드이뮨의 미국 법인(MedImmune, LLC)과 영국 법인(MedImmune Limited)과 각각 이루어졌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알테오젠은 다품목 항암 치료제의 피하주사제형 개발에 대한 독점적 글로벌 권리를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부여하게 됐다. 계약에는 선급금을 포함해 개발과 규제, 판매 등 개발 단계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가 포함됐다. 상업화에 따른 판매 로열티는 별도로 지급받을 수 있다.

계약 총 규모는 최대 13억5000만 달러(약 2조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은 4500만 달러(약 610억원)이다.

ALT-B4는 알테오젠이 개발한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효소로,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약물이 피하조직을 통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원리다. 혈관(정맥)으로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는 데 30분~1시간가량 걸리지만 피하주사제형으로는 3~5분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다.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세계적인 혁신 치료제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당사로서도 대단한 발전”이라며 “물질과 특허권리 등 다양한 분야의 실사를 거쳐 안정성을 확인하고 체결한 계약인 만큼, 빠른 개발을 통해 많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마사체시 아스트라제네카 최고의료책임자는 “우리 포트폴리오의 여러 자산에 대해 알테오젠과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암 치료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피하 투여 옵션을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게 목표”라 밝혔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