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가에 자생 식물을 활용한 맹그로브 숲이 조성된다.
제주도는 2029년까지 45억원을 투입해 세미 맹그로브 숲 140㏊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맹그로브(mangrove)’는 열대·아열대 지역의 해변이나 하구의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을 말한다. 조수에 따라 물속에 잠기기도 하고 나오기도 하는데, 일반 산림보다 3~5배 높은 탄소저장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제주에는 맹그로브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세미 맹그로브’ 종으로, 황근과 갯대추가 자생하고 있다.
도는 국내 최대 황근 자생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을 시작으로 구좌·남원, 한림·대정 지역까지 단계적으로 숲 조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140㏊를 모두 조성할 경우 연간 296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위해 제주지역에 소재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2022년부터 ‘도서 해안지역 탄소흡수원 확충을 위한 맹그로브 적응성 검증 및 조성 기반 구축 연구’를 수행했다. 지난해 5월에는 국제맹그로브연합(MAC)에 가입하며 국제적 연구협력 체계도 구축한 상태다.
도는 이번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오는 18일 오후 2시 제주시 탑동 맹그로브 시티에서 ‘산림분야 탄소흡수원의 미래를 모색한다’라는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연다.
이어 21일에는 제80회 식목일을 앞두고 성산읍에서 대규모 황근 심기 행사를 진행한다. 동남초 및 성산중 학생과 마을 주민이 황근 2035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여기서 2035는 제주도가 추진 중인 ‘제주 2035 탄소중립’ 정책의 목표 달성 시기를 나타낸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세미 맹그로브 숲 조성은 제주의 고유한 자연 자원을 활용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탄소흡수원 확충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