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청정지역인 전남도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전남 영암군 도포면의 한우농장에서 구제역 발생이 처음 확인된 이후 이날 오전 무안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됐다.
무안 농장주는 자신이 기르는 소에서 코흘림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정밀 검사 결과 소 3마리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영암 농장 4곳에 이어 무안까지 국내 구제역 발생 농가는 모두 5곳으로 늘었다.
전남도는 무안에서 구제역이 확인됨에 따라 해당 농장에 대해 초동 방역 조치를 취하고, 발생 농장 반경 3㎞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정해 이동 제한과 소독, 예찰을 강화하는 등 확산 차단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 전남지역 우제류 농장 관련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 17일 오후 10시까지 36시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공동방제단 99개단과 시군 보유 소독차량 등 가용한 소독자원 150대를 총동원해 농장과 주변 도로에 대한 소독도 강화하고 있다.
무안 농가에서 사육 중인 소 69마리는 이날 중 모두 살처분할 계획이다. 영암군의 경우 전날까지 4개 농장에서 소 246마리가 살처분됐다.
중수본은 무안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발생 농가와 인접한 함평군, 신안군에 대해서도 구제역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각 지역에서 사육 중인 돼지에도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심각’ 단계가 발령된 지역은 구제역이 발생한 영암, 무안을 포함해 나주, 화순, 장흥, 강진, 해남, 목포까지 총 10곳이다. 경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거점 소독시설에서 소독을 마친 차량만 농장 출입을 할 수 있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 동물에서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하면서 심하게 앓거나 죽게 되는 급성 전염병이다. 전파력이 강해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전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침 흘림, 식욕부진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방역기관에 빠르게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사육하는 우제류 가축에 대해 빠짐없이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농장 관계자들은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무안=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