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세우는 ‘동반자 선교’, 지속 가능한 선교의 해법”

입력 2025-03-16 11:51 수정 2025-03-16 18:11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최근 KWMA 법인이사장으로 취임한 주승중(왼쪽) 주안장로교회 목사와 KWMA 운영이사장 황덕영(오른쪽) 새중앙교회 목사,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이 좌담회를 갖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 예수님의 대위임령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이것이 곧 선교인데 이를 위해서는 교회와 선교단체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 또 현지인을 존중하며 섬기며 이들을 리더십으로 세우는 동반자 선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최근 KWMA 법인이사장으로 취임한 주승중 주안장로교회 목사와 KWMA 운영이사장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 강대흥 KWMA 사무총장이 좌담회를 갖고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선교 방향과 전략에 대해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참석자>
법인이사장 주승중 인천 주안장로교회 목사
운영이사장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

진행=강대흥 사무총장

강대흥 사무총장. 신석현 포토그래퍼

-최근 방문한 모로코와 프랑스 현지교회의 상황을 나눠달라.

△주승중 목사=최근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무슬림 선교 전략을 논의한 PCK(PRESBYTERIAN CHURCH OF KOREA) 선교포럼에 다녀왔다. 기독교 국가였던 아프리카 24개국이 빠른 속도로 무슬림화 되고 있으며 국가마다 배경과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무슬림 선교에도 지역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럽엔 북아프리카 불어권 지역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방문했다. 프랑스 개혁교회의 총회본부에 선교 협력을 요청했는데 총회장이 ‘우리에겐 선교를 감당할만한 사람도 재정도 없고 현재는 살아남기에 급급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구교회 상황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황덕영 목사=중요한 점은 유럽교회가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며 선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인프라 등 선교에 필요한 것은 모두 교회에 있다. 성도들이 선교 주체로 세워져 선교단체와 협력해 나가야 한다. 또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미전도종족(UPG)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 즉 하나님의 부르심이 그곳까지 간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선교 대상을 위해 기도할 때 한국교회가 세계선교까지 품는 비전도 갖게 된다.

가령 우리 교회의 경우 설립 주일을 앞두고 프로젝트를 했다. 미전도종족까지 포함해 세계 각지의 위치와 상황, 기도 제목 등을 한국어로 자료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대 성도들은 여러 종족을 기도로 입양하며 관심을 뒀다. 또 전문 선교단체들의 도움으로 자체적인 선교 훈련을 마련했으며 선교사 파송을 할 때 선교단체와 교회에서 동시 파송이 가능하도록 한다.

교단과 교회 이름이 드러나는 선교는 효과적이지 않다. 모두 (선교적) 산모를 원하지만 한국교회가 산파 역할도 해야 한다. 이름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현지 교단과 교회가 선교적 역량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을 비전으로 삼으며 전문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주승중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현지인을 세우는 ‘동반자 선교’에 대해 설명해달라.

△주 목사=우리 교회는 현지 교단과 협력해 현지 사역자들이 세워질 수 있도록 훈련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 교회가 자체적으로 리더십 양성을 할 수 없기에 이를 지원할 경우 동반자 중심의 선교가 가능해질 것이다. 선교지에서 재정을 들여 건물을 짓는 선교는 오래갈 수 없다. 현지인을 리더십으로 세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황 목사=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보는 목회와 사역, 선교가 돼야 함을 다시금 강조한다. 내 생각의 영역을 넘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인정하면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파송 교회나 교단이 컨트롤 타워가 되는 게 아니라 선교지가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나님 나라 관점을 가진 선교사가 동반자적인 자세로 지원할 때 아름다운 선교가 될 것이다. 다윗과 요나단의 모델처럼 하되, 요나단 역할을 하는 우리가 함께 하는 이들이 다윗이라는 마음으로 존중하며 겸손하게 섬겨야 한다.

-지난해 유럽교회의 리더스포럼에 초청받았는데 한국교회에 동반자 선교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요청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황 목사=한국교회가 브릿지 혹은 플랫폼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유럽교회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서 한국교회가 선교 아젠다를 들고 가서는 안 된다. 선교를 이뤄가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선교 전략보다 선교에 대한 태도부터 갖춰야 한다. 주려는 자세보다 배우고 섬기는 자세로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주며 그들의 필요에 응답하면 된다.

한국교회가 선교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는 생각도 내려놓자.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오직 주님만이 영광 받으시면 된다. 한국교회는 서구교회와 비서구권 교회를 연결하는 열쇠와도 같다. 경험이 풍부하지만 쇠퇴하고 있는 서구교회,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등 영적으로 부흥하지만 역사적 경험이 부족한 비서구권 교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소통하는 역할의 열쇠다.

황덕영 목사. 신석현 포토그래퍼

-교회와 선교단체는 각각 어떤 자세를 갖춰야 하나.

△주 목사=모달리티(modality)인 전통교회와 소달리티(sodality)인 선교단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선교의 주체이신 하나님이 선교하시기 위해 세워진 기관이 교회다. 교회는 목회 중심적으로 사역이 이뤄지지만 선교 역시 교회의 큰 존재 이유기에 선교 전문가와 협력해 선교사들이 사역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황 목사=교회 성도들이 자신의 달란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역교회가 선교 전문 영역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선교적 자원은 다 교회 안에 있는데 성도들이 자신의 달란트인 선교적 자원을 묻어둔다면 하나님께 칭찬받을 수 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교회가 규모, 여건, 환경이 안 되더라도 성도 개개인에게는 선교의 잠재력이 있다. 그래서 반드시 전문성있는 선교단체와 연계해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또 모달리티와 소달리티가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을 이루길 원한다. 목회는 선교적 목회가, 선교는 목회적 선교가 돼야 한다. 본질적으로 모든 목회자와 교회는 선교적 토대 위에 있으며 모든 성도가 선교인으로 살아가야 하기에 목회와 선교가 함께 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도 선교사로 사신 것처럼 우리가 협력하고 연합해서 아름다운 선교를 이뤄야겠다.

-선교적 목회에 대해 부연해주시면.

△주 목사=선교적 목회라는 개념이 중요하다. 우리 교회는 매주 금요일 저녁 금요성령기도회를 여는데 매달 마지막 기도회는 선교사를 위해 열린다. 연계하고 후원하는 선교사들의 기도 제목을 받아 온 교인이 함께 집중적으로 기도한다. 우리 교회와 상관없는 분들도 안식년에 나오시면 초청해 현장 사역과 간증을 듣는다. 성도들도 선교를 교회가 해야 하는 중요한 사역 중 하나로 생각한다.

△황 목사=선교적 목회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특히 260만 이주민이 한국에 있는데 내가 있는 곳이 선교지임을 알아야 한다. 내 삶의 자리가 선교적 삶이다.

강대흥(왼쪽) 사무총장, 주승중(가운데) 목사, 황덕영 목사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좌담회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정리=조승현 김아영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