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비상경영 돌입…“급여 삭감, 희망퇴직”

입력 2025-03-14 10:43 수정 2025-03-14 14:11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임원 급여를 삭감하고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도 검토한다.

현대제철은 14일 “전날 부로 전 임원의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라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제철은 해외 출장 최소화 등 추가적인 비용 절감에 팔을 걷어붙인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최근 국내외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특단의 조치”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총체적 난국에 비상경영으로 내몰렸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범람과 내수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12일부터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25% 철강 관세가 전격 시행됐다.

현대제철은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관련 제품 수요가 줄자 최근 포항2공장 일부 설비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날까지 포항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당진제철소와 인천공장에서는 전환배치 신청을 받고 있다.

최악의 업황 속 노사갈등까지 장기화하는 중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성과급 문제 등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최근까지 총파업, 부분·일시 파업 등을 이어가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측은 이에 맞서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일부 라인에 대한 부분 직장폐쇄까지 단행했다가 지난 12일 해제하기도 했다. 해제 이후에도 협상은 재개와 결렬을 반복하고 있다. 노조는 당진제철소에서 13일 오후 7시부터 오는 20일까지 재차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제철 사측은 1인당 평균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의 성과급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그룹사인 현대차의 ‘기본급 500%+18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가 지난 13일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며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