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 날 자전거 타다 심폐소생술…부산해경 경찰관 '생명 구했다'

입력 2025-03-13 20:44
부산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비번 날 우연히 심정지로 쓰러진 50대 남성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3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부산해경 장비관리과 소속 홍명훈 경사(41·사진)가 지난 1월 24일 비번에 자전거를 타던 중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살렸다.

홍 경사는 이날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뒤따르던 5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남성의 상태를 살폈고, 호흡과 맥박이 없어 심정지 상태로 판단했다.

그는 곧바로 인근 시민에게 119 신고를 부탁하고,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사고 지점이 외진 곳이라 구급차 도착까지 시간이 걸렸고, 주변엔 자동제세동기(AED)도 없어 홍 경사가 혼자서 처치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약 10분 후 체력이 떨어져 힘들어하는 홍 경사를 보고 주변 자전거 동호회원들이 돕겠다고 나섰으나 가슴 압박 깊이가 얕아 효과가 없었다. 결국 홍 경사는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혼자 힘으로 약 20분 동안 쉬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사고 발생 30분가량 지나 구급대가 도착했고, AED를 이용한 응급처치 후 남성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홍 경사는 남성이 구급차로 이송되는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현장을 떠났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남성의 가족이 부산해경 홈페이지의 '칭찬해주세요'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뒤늦게 알려졌다. 가족들은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홍 경사님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아버지가 심각한 후유증 없이 건강을 되찾았다"며 "직접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했지만, 홍 경사가 정중히 거절하며 오히려 아버지의 쾌유를 빌어줬다"고 전했다.

홍 경사는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장시간의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남성분이 건강하게 회복하셔서 오히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양산소방서는 홍 경사를 심정지 환자의 생명을 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하트세이버' 대상자로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