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타트업 10곳 중 1곳 파산, 자금조달 악화 영향

입력 2025-03-13 18:10 수정 2025-03-13 18:11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바라본 에펠탑. 연합뉴스

프랑스의 기술 스타트업 파산이 늘어나고 있다. 충분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초기 스타트업들이 투자 생태계 악화로 인해 운영을 지속하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게다가 규모가 큰 스타트업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문을 닫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IT 스타트업 투자 분석기관 스케일X 인베스트는 스타트업 중 10.4%가 파산 위험이 크다고 이날 발표했다. 1487개 스타트업 가운데 150개 가까이 문을 닫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초기 투자인 시리즈A 투자 유치 건수보다 파산과 도산 절차를 밟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케일X 인베스트 특히 몸집이 커진 스타트업들도 파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을 닫은 스타트업들은 평균 3250만 유로(약 514억5107만원)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보다 두 배가량 많은 투자금이지만, 추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속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로 꼽혔던 ‘인섹트’는 지난해 9월 법정관리 절차를 신청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파산 신청했다. 인섹트는 2011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밀웜과 같은 곤충을 대규모로 사육해 단백질과 비료 성분을 생산했었다. 지금껏 6억 달러(8733억원)를 투자받았었지만, 결국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에두아르 티보 스케일X 인베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고 기업 가치가 하락하면서 규모가 큰 스타트업들조차도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며 “이제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기업들까지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국가 과제로 삼고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글로벌 AI 서밋에서는 1100억 유로(약 174조860억원)의 투자 유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