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의식 잃고 쓰러진 70대 주민…마을 이장이 CPR로 구해

입력 2025-03-13 14:57 수정 2025-03-13 15:25
이영훈 입실2리 이장.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주민이 같은 마을에 사는 이장의 신속한 심폐소생술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13일 경주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쯤 외동읍 행정복지센터에서 70대 주민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당시 현장에는 공익직불금을 신청하러 온 같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고령자이고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순식간에 발생한 돌발 상황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내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지자 이를 목격한 이영훈(53) 입실2리 이장이 곧바로 나섰다. 그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쓰러진 주민의 기도를 확보 후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그는 CPR을 하는 동안에도 휴대전화 스피커폰으로 119와 통화하며 응급조치를 계속했다. CPR을 한 지 2~3분이 지났을 쯤 해당 주민은 의식을 되찾았다. 이후 출동한 119구급대원이 건강을 확인한 후 호전된 것으로 판단해 귀가 조치했다.

이영훈 이장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이 함께 도와줘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10년 넘게 자율방범대와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면서 CPR 방법을 익혀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면서 “누구나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CPR 교육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119구급대원들이 경주시 외동읍 행정복지센터에 출동해 상황을 살피고 있는 모습. 경주시 제공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영훈 이장의 신속하고 용기 있는 대응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시민들이 응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심폐소생술 교육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