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발표한 광주 이전 추진 계획에 대한 철회와 함께 타당성 조사 및 공청회 개최를 촉구했다.
서울예술단은 13일 성명을 내고 문체부가 추진 중인 서울예술단의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이전에 대해 “사업의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이뤄졌고 행정적 절차 또한 부실하다”며 “서울예술단 구성원과의 사전 논의 및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지난 6일 향후 10년 문화정책의 중장기 정책 방향과 과제를 담은 중장기 문화비전 ‘문화한국 2035’를 발표하며 지역 문화 균형 발전을 위해 국립예술단체를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울예술단은 내년 상반기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이전한 뒤 ‘국립아시아예술단’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활동하게 된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1~2년 정도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국립예술단체라면 대의적으로 균형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예술단은 이날 성명서에서 지방 이전에 관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구성원과 사전 논의 및 공론화 없는 일방적 발표를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지역 예술생태계 이해 없는 문체부의 일방적인 지방 이전 계획을 비판하면서 소통을 촉구했다.
서울예술단은 성명서에서 “서울예술단은 문체부 산하 국가예술단체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나 혁신도시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문체부가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을 추진하려면 단순한 정책 발표가 아니라 지방 이전의 근거가 되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예술단의 이전 대상으로 선정된 광주광역시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지역소멸 대상지가 아니며 이미 8개 이상의 시립 예술단체가 지역 문화 균형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며 “특정 지역의 예술단체들이 오랜 기간 쌓아온 예술적 특성과 내부 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국가예술단체를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해당 지역에서도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예술단은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6년 ‘88서울예술단’으로 출범한 국립예술단체로 현재 예술의전당에 입주해 있다. 40년 가까이 한국적 음악극인 ‘가무극’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서울예술단은 “서울예술단의 광주 이전 발표는 예산 과다 소요, 창작 스태프 및 제작 기반 부족, 지역 예술단체와의 형평성 문제, 단원들의 거주 이전과 생활환경 변화 등 다양한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된 잘못된 정책적 판단”이라며 “서울예술단은 문체부의 행정적 도구가 아니라, 예술 창작 기관으로서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예술단체다”라고 강조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