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사각지대에 있던 영유아 사교육 시장의 구체적 실태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6세 미만 미취학 아동의 1인당 사교육비는 월 30만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영유아 거의 절반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영어유치원’의 월 평균 비용은 154만5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2024 유아 사교육비 시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유아 사교육비 현황을 조사해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조사 대상은 6세 미만 영유아 1만3241명이었으며 조사 기간은 지난해 7~9월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사교육 참여율은 절반에 가까운 47.6%였다. 구체적인 참여율은 2세 이하 24.6%, 3세 50.3%, 5세 81.2%로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하는 추세였다. 유형별 사교육 참여율을 보면 기관 재원(어린이집·유치원) 유아가 50.3%, 가정양육 유아는 37.7%였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3만2000원이었다.
소득 규모에 따른 사교육 비용과 참여율 격차도 컸다. 월 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는 매달 32만2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소득 3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6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4만8000원이었다.
교육부는 이 같은 결과들을 토대로 지난해 7~9월 전국 유아 172만1000명의 사교육비 총액이 약 815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교육부는 심층 연구를 거쳐 내년엔 국가 승인 통계를 활용한 영유아 사교육비 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