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오르기 쉽고 전망이 트인 오름을, 제주도민은 조용하고 난이도가 있는 오름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광객은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을, 도민들은 조용한 포구를 더 많이 찾았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13일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광객과 제주도민의 선호 장소 차이를 분석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두 개의 시선 편’을 발간했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 티맵 내비게이션 데이터(총1525만1403건)를 분석해 관광객과 도민의 차량 도착 수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오름은 금오름, 새별오름, 용눈이오름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우봉, 군사오름, 문도지오름, 백약이오름이 선순위에 올랐다. 관광객들은 오르기 쉽고, 전망이 탁 트여 사진 찍기 좋은 오름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도민들은 큰노꼬메오름, 저지오름, 미악산과 같이 조용하고 난이도가 있는 오름을 선호했다. 특히 도민이 가장 많이 찾은 큰노꼬메오름은 도민 도착 수가 관광객 도착 수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해안 관광지에서도 관광객과 도민은 선호도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관광객은 사람들이 많은 핫한 해수욕장을, 도민들은 조용한 포구를 선호했다.
순위를 보면 관광객이 많은 찾은 해변·해안은 1위가 함덕해수욕장이었다. 2위는 협재해수욕장, 3위 이호테우해변, 4위 곽지해수욕장, 5위 용머리해안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도민은 1위 삼양해수욕장, 2위 강정포구, 3위 남원포구, 4위 연대포구 순으로 조사됐다. 이어 법환포구, 고내포구 순으로 10위권 이내 1위를 제외한 아홉 곳이 모두 포구였다. 도민들은 조용하고 여유롭게 산책하거나,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숲·휴양림은 비자림이었다. 이어 사려니숲길, 비밀의숲, 한림공원이 2~4위에 올랐다. 주로 관광객들은 경치좋은 숲길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반면 도민들은 한라수목원, 한라생태숲, 제주신산공원과 같이 접근성이 좋은 곳을 찾는 경향이 강했다.
드라이브코스에서는 신창풍차해안도로, 도두동무지개해안도로와 같이 시원한 바다 전망이 펼쳐지는 곳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도민들은 오라CC입구벚꽃길, 장전리왕벚꽃거리 등 계절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코스를 선호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객들은 제주 고유의 자연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반면, 도민들은 일상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말했다.
이 자료는 제주관광빅데이터 서비스플랫폼 자료실에서 볼 수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