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러시아에 달렸다”…푸틴은 군복 입고 최전선 방문

입력 2025-03-13 09: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3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12일(현지시간) “이제 (휴전은) 러시아에 달렸다”며 “러시아로부터 휴전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정부 측) 사람들이 현재 러시아로 가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나는 그와 아직 얘기를 안 해봤다”며 “(푸틴 대통령의 입장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부 긍정적 메시지를 받았지만, 긍정적 메시지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러시아를 휴전에 동의하도록 하기 위해 제재를 할 수도 있느냐는 질의에 “우리는 러시아에 그렇게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럴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 매우 나쁜 것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매우 파괴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측 카운터파트와 통화하는 등 미국과 러시아는 고위급 채널을 통해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 중동 특사도 이번 주 후반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전날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통화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캐나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러시아가 동의한다면 며칠 안에 러시아와 우크라니아의 휴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발표할 성명과 관련해 “우리는 모두 러시아의 반응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며 그들에게 모든 적대적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최전선인 쿠르스크 지역을 군복 차림으로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 녹색 군복 차림으로 접경지 쿠르스크 최전선의 지휘소를 방문해 자국 군대를 격려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30일간 휴전에 합의한 이튿날이다.

러시아 국영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했던 영토를 되찾은 군대를 격려했다. 푸틴은 이 지역에서 잡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러시아법에 따라 테러리스트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이 휴전안이 나온 이튿날 격전지 쿠르스크를 방문한 것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30일 휴전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