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7% 이상 오르며 연이틀 상승했다.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테슬라 모터쇼’를 펼치며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자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7.59% 오른 248.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79% 상승한 데 이어 이틀간 11.6% 오른 것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2월 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한 게 조정 폭이 깊었던 테슬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중심으로 컸는데, 이를 다소 해소한 것이다. 이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필요에 따라 금리 인하 행보를 재개할 수 있는 명분도 확보됐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인 테슬라는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40% 이상 급락했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 취임 후 연방정부 예산 삭감과 공무원 감축을 주도하며 상당수 국민으로부터 반감을 사고, 유럽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판매량이 뚝 떨어진 게 원인이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테슬라 모터쇼’를 펼치는 등 머스크를 향한 전폭적인 지지를 재확인하며 테슬라 살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 사우스론에 테슬라 차량 다섯 대를 전시하고는 머스크와 함께 시승에 나섰다. 트럼프는 빨간색 테슬라 모델 S 세단에 탑승하며 “정말 아름다운 차”라고 극찬했다.
트럼프는 시승 후 기자들 앞에서 할인 없이 수표로 모델 S를 구입했다고 밝힌 뒤 “이번 구매를 통해 판매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테슬라를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를 향한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그들을 멈추게 하겠다”며 으름장도 놨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